오늘은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온다는 절기 처서(處暑)이다.
처서가 지나면 일조량이 대폭 줄어들어 풀들이 자라지 않아 벌초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이제는 아침과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도 느껴지는 계절이다.
좋은 것도 있는 반면에 옛날에는 처서에 비가 내리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고 곡식과 과수를 재배하는 농민에게는 크나큰 악재이기도 하다.
비가 내리는 직지사 경내 산사에도 가을의 문턱에 다가섰음을 알리며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공양간 앞 잔디밭 주변에는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져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수양겹도화가 과실이 무르익어 가고 있고 남경도화도 과실이 알알이 달려 가을 향기를 풀씬 풍기고 있다.
우중 속에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무궁화 꽃이 존귀함을 드높이고 있다.
또한, 경내에는 설악초, 옥잠화, 대상화 등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어 가을의 전령사가 되어 눈길을 끈다.
흔하게 피어나는 강아지풀도 빗물을 머금고 그 무게에 힘들어하며 축 늘어져 있다.
직지사 단풍나무길에는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는 단풍나무가 초록 잎에서 붉은 잎으로 변모하고 있어 추석 맞을 때면 절정을 맞아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가을을 맞아 곡식과 과실이 풍족하게 결실을 맺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노력을 게을리 말고 정신적으로 풍족한 에너지를 살찌우는 결실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